‘어떻게든 6월까지…’ 상반기 종료안 두고 고민하는 EPL

입력 2020-04-16 12:47 수정 2020-04-16 13:26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정이 중단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 사이에서 6월 내에 이번 시즌을 끝내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기간이 6월까지인 선수들과 계약기간 일시 연장을 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예정된 EPL 구단 회의에서 6월 30일까지 리그 38라운드를 모두 마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시즌을 종료하는 안이 다른 방안들과 함께 논의될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사실상 리그 조기종료안이라고 봐야 한다.

이들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계약기간 연장을 가능케 한 권고안도 별 효력이 없다고 보고 있다. FIFA는 지난 7일 연기되는 시즌 재개 일정에 맞춰 유럽 기준으로 통상 시즌이 마무리됐던 6월에 끝나는 계약을 일시적으로 연기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한 유명 구단 운영진은 가디언에 “FIFA가 지침을 내놨을 당시 한숨 돌렸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원칙적으로 영국 국내법이 FIFA의 지침에 우선하는 걸 구단들이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6월 종료안은 여전히 논의대상”이라고 말했다. 7월 경기가 이어졌을 때 계약이 본래 6월에 끝나는 선수가 출전을 거부한다면 구단이 이를 강제할 만한 수단이 없다는 설명이다.

만일 6월 종료안이 표결에 붙여진다면 통과를 위해 EPL 20개 구단 중 최소 14개 구단이 동의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본래 치러야하는 38라운드 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대부분 팀들이 9경기를 남겨뒀지만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 등 4개 구단은 10경기가 남았다.

무관중 경기 등으로 일정을 최대한 빡빡하게 집중시켜 시즌을 재개한다 해도 잠재적인 문제는 남는다. 선수들을 단시간 안에 경기에 뛸만한 몸상태로 만들지 못한다면 지친 선수들 사이에서 부상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BBC방송에 따르면 유럽 29개 국가 리그연맹의 연합체 유럽리그(EL)의 알베르토 콜롬보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축구 시즌은 의심할 여지없이 무관중 경기로라도 재개될 것”이라면서도 “시기를 언제라고 못박는 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EPL,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주요 리그에서 시즌 재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 걸 지칭한 발언이다.

지난주 독일에서는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구단들이 의료진 방역 하에 정상 훈련에 복귀했다. 리그 재개 일정으로는 다음달이 거론되고 있다. 콜롬보 직무대행은 “무관중 경기는 당연한 것”이라면서 “대회 운영진들은 그 뿐 아니라 의료, 훈련, 경기진행 지침을 다듬어 놓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벨기에 등 몇몇 국가에서 시즌 무효화가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인정했다. 벨기에 쥬필러리그는 보건과 재정 이유로 무효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도됐다. 시즌 재개에 무게를 두는 유럽축구연맹(UEFA)이나 EL 등 유럽축구 의사결정기구의 방침과는 사뭇 대조적인 행보다. 쥬필러리그 측은 리그 일정 관련해 24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UEFA 역시 23일 코로나19 관련해 화상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최근 영국 익스프레스는 이번 회의서 시즌 취소에 무게를 두고 있는 벨기에 등 국가들이 다른 참가 측에도 로비를 시도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