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등 중국 북쪽 변경 지역이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로 비상이 걸린 데 이어 윈난성 등 남부 지역도 해외 역유입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과 국경 1941㎞를 맞대고 있는 중국 윈난성은 지난주부터 엄격한 국경 통제 조치를 가동하는 등 코로나19 역유입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윈난성 린창시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중국 후베이성에 내려졌던 최고 수준의 전염병 위험경보를 지난 10일부터 발동하고 국경 통제에 들어갔다.
린창시는 접경지역에 대한 출입국 허가증 발급을 중단했고, 미얀마로 통하는 칭수이허 세관의 도로에는 방벽과 바리케이드를 치고,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밀입국자를 차단하고 있다.
또 현지 경찰과 국경수비대, 공무원은 물론 군대까지 동원해 칭수이허 세관 부근의 국경을 따라 24시간 검문 및 순찰을 하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 14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62명에 불과하지만, 미얀마 북부 지역에서 수백 명의 중국인들이 국경을 넘어 윈난성으로 몰려오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린창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미얀마 북부에서 발생할 경우 미얀마에 있는 중국인 뿐 아니라 국경 지역에 있는 미얀마인들까지 한꺼번에 몰려들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불법으로 미얀마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중국인 수백 명이 붙잡혔는데, 이들 중에는 범죄자들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접경지역에서 공공연히 성행하는 도박이나 마약 거래 등 범죄를 단속하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린창시 관계자는 “검거된 사람들 중에는 중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얀마 북부로 탈출한 중국인도 있었다”며 “이들은 미얀마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제기되자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린창시 주변의 호텔과 여관은 미얀마에서 들어와 격리된 사람들로 거의 만원을 이루고 있으며, 현지 보건당국과 경찰은 격리된 사람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감염 여부 뿐 아니라 범죄 기록도 확인하고 있다.
린창시는 2016년 미얀마 내부 갈등이 불거졌을 때 수천 명의 미얀마인들이 강을 건너 피난을 왔던 곳으로, 그들 중 다수는 완딩에 있는 임시수용소에서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미얀마 북부에서 어떤 사태가 발생할 때 쉽게 중국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어 미얀마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 린창시가 곧바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현지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 정부는 코로나19의 해외 역유입 사례가 많은 헤이룽장 쑤이펀허, 내이멍구 만저우리, 광저우 웨슈, 선전 바오안 등 6개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을 통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광둥성은 지난 19일까지 189명의 해외 유입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헤이룽장성에서도 34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헤이룽장성의 확진자 가운데 334명은 쑤이펀허 세관을 통해 들어왔다.
하이난성은 이들 6개 지역에서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1주일 이내에 핵산 검사를 해 하이난 당국에 제출해야 하며, 하이난성에 들어오고 나갈 때도 건강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