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청와대 출신 86세대 전성시대’
제21대 국회에서 광주·전남지역을 위해 땀 흘릴 국회의원 18명이 16일 확정됐다. 세대교체 열풍 속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 전원이 당선돼 4년 만에 텃밭을 탈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국회 문턱은 여전히 높아 여성은 1명에 불과했고 50세 이하 청년은 한 명도 금배지를 달지 못했다.
우선 민주당 바람을 타고 국회 입성에 성공한 초선이 13명(72.2%)에 달했다.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당선자 평균 연령은 57.4세로 낮아졌다.
8개 지역구 선거를 치른 광주의 경우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을 의미하는 86세대 당선자가 유독 많았다.
재선 고지에 오른 송갑석(서구갑), 윤영덕(동남갑) 당선자는 각각 전남대, 조선대 총학생회장 출신이고 조오섭(북구갑), 이용빈(광산갑) 당선자 역시 학생운동을 이끈 86세대다.
광주·전남에서는 청와대 출신 약진도 두드러졌다. 민형배(광산을), 신정훈(나주화순), 김원이(목포) 당선자 등 4~5명에 달한다.
조오섭, 이용빈 당선자도 국가균형발전위 소통기획관과 대변인, 자문위원을 지낸 청와대 직속기관 출신으로 분류된다.
광주·전남에서 태어나 지방대를 졸업한 토박이들이 대거 당선 영예를 안은 것도 21대 총선의 특징이다.
광주의 경우 고려대를 졸업한 이병훈(동남을) 당선자와 고졸신화의 주역인 양향자(서구을) 당선자를 제외한 6명이 전남대와 조선대를 졸업했다.
천정배, 장병완 의원 등 사시와 행시 출신이 광주에서 낙선한 데 비해 전남에서는 법조인이 대거 당선된 점이 눈에 띈다.
주철현(여수갑) 김회재(여수을),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선자 모두 검사장 출신으로 전남 동부권을 휩쓸었다.
아쉬운 점은 비례대표로 선회해 3선을 달성한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면 여성이 양향자 당선자 1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양 당선자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는 시선 속에서 6선 천정배 의원을 누르고 재수 끝에 국회에 발을 딛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여성정치 불모지라는 오명은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여의도행 티켓을 손에 쥔 50대 이하 소장층 당선자 역시 이번 총선에서 한 명도 찾아 볼 수 없었다.
21대 총선 투표율은 광주가 65.9% 전남은 67.8%로 광주는 1992년 총선(70.1%) 이후, 전남은 1996년 15대 총선(69.8%) 이후 20여년 만에 가장 높았다.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개호 의원은 3선 경력을 쌓으면서 광주전남 최다선 의원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신선일 사무처장은 “21대 총선은 지방대를 졸업한 청와대 출신 50대 연령 86세대의 약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압승에 만족하지 않고 시·도민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 2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