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총선 “누구도 웃지 못했다... ‘20대’지형 그대로”

입력 2020-04-16 10:32 수정 2020-04-16 10:39
김두관 경남 양산을 선거구 당선인. 연합

경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김해와 양산에서 3석을 차지하며 체면을 세웠다.

2018년 지방선거때 도지사와 창원.김해시장을 배출하며 민주당이 지역의 보수색체를 희석시키는 듯 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경남 전체 16석 가운데 통합미래당이 12석, 민주당 3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해 보수성향을 다시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어 가장 주목을 끈 양산을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당선됐다. 김포가 지역구인 김 당선인은 김 당선인은 통합미래당 나동연 후보를 맞아 16일 오전 5시까지 진행된 개표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1523표 차이로 당선됐다.

남해군 이장 출신인 김 당선인은 남해군수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거치면서 ‘리틀 노무현’이라는 닉네임을 얻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2012년 도지사직을 중도사퇴하고 대권에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김포에 둥지를 틀어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갑, 을 선거구는 민주당 민홍철, 김정호 후보가 당선인에 이름을 올렸다.

김태호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 당선인. 연합

험지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에 무소속 출마한 김태호 당선인도 현역인 통합미래당 후보에 열세일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고 징검다리 3선에 성공했다.

김 당선인은 1998년 제6대 경남도의원 거창군 제2선거구 당선을 시작으로 민선 3기 거창군수, 32·33대 경남지사, 18~19대 국회의원(김해을) 등 총 7번 선거에 도전해 2018년 지방선거 경남지사 선거를 제외하고 총 6번 당선돼 선거의 달인으로 불린다.

이날 당선으로 8번 선거를 치르면서 7번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김 당선인은 일찍이 고향에 터를 잡고 ‘고향을 위해 더 크게 일하겠다’고 다짐했지만, 험지 출마를 권유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반발, 공천 탈락했다.

해당 선거구에는 미래통합당 현역인 강석진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조직으로 움직이는 선거 특성상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당선인은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에게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선거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김 당선인은 한 번도 1위 자리를 강 후보에게 내주지 않고 42.6% 득표로 당선됐다.

경남의 ‘진보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성산에서는 진보진영이 단일화에 실패하며 통합당 강기윤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창원 성산은 국내 최대 기계산업 집적지인 창원국가산단에 근무하는 노동자 유권자가 많은 지역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권영길, 노회찬 의원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정의당, 민중당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해 강 후보가 당선됐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