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지는 코로나19 여파… 한국 영화 기지개

입력 2020-04-16 10:09
'호텔 레이크'. 스마일이엔티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취를 감췄던 한국 영화들이 하나둘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개봉 일정을 확정하는 작품들도 있고, 촬영 재개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먼저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시언 김성철 허가윤 주연의 영화 ‘서치 아웃’이 전날 개봉했다. 첫날 5168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과거 러시아에서 시작된 실제 사건 ‘흰긴수염고래 게임’을 모티브로 한 SNS 범죄 추적 스릴러인데, ‘n번방’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서사가 관객의 공감을 얻은 듯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 영화가 정상에 오른 것은 2월 25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이후 처음이다.

다른 한국 영화들도 개봉일을 확정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 안팎으로 줄어들면서 조금씩 안정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마니아층이 탄탄한 공포물과 진득한 감동을 전하는 드라마 장르가 일선에 섰다. 공포 영화 ‘호텔 레이크’는 이달 29일 관객들을 만난다. 이에 앞서 22일 시사회를 열고 언론에 영화를 공개하기도 한다. 영화는 동생을 맡기기 위해 호텔을 찾아간 유미 자매가 호텔에서 겪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공포물로, 드라마 ‘왕이 된 남자’ ‘메모리스트’의 이세영과 32년차 배우 박지영이 출연한다.

정웅인 주연 ‘슈팅걸스’는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단 13명의 부원으로 2009년 여왕기 전국축구대회에서 우승한 삼례여중 축구부와 그들의 영원한 스승 고 김수철 감독의 감동 실화를 다룬다. 이밖에도 개봉을 미뤘던 재난 영화 ‘얼론’과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6월 개봉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동안 중단됐던 촬영도 재개된다. 황정민 현빈 주연의 ‘교섭’이 조만간 크랭크인에 들어간다고 알려졌으며,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도 촬영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