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5일(현지시간) 새로운 보급형 라인업인 2세대 아이폰SE(이하 아이폰SE)를 공개했다.
보급형이라고 하지만 아이폰11 프로 등 지난해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된 A13바이오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하는 등 핵심 사양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업에 부족함이 없는 게 특징이다.
보급형 시장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벤치마킹할 만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신제품이 나오면 이전에 출시했던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아이폰11 시리즈 - 아이폰XR - 아이폰8’ 등을 배치했다.
애플이 2016년 이후 5년 만에 아이폰SE를 내놓으면서 라인업 전략이 바뀌게 됐다. 애플은 이날부로 아이폰8을 단종시키고 그 자리에 아이폰SE를 배치했다.
주목할만한 건 아이폰SE의 사양이다. 아이폰SE는 아이폰11에 들어간 A13 바이오닉이 탑재됐다. 스마트폰 성능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AP를 최신 프리미엄 제품과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아이폰SE의 기본 성능이 아이폰11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걸 의미한다.
차이는 화면 크기, 카메라 개수 정도다. 아이폰SE의 외형은 아이폰8과 같다. 아이폰8에서 쓰던 케이스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은 4.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아이폰8과 크기, 해상도가 같다. 카메라는 후면에 하나, 전면에 하나 배치됐다. 전·후면 카메라 모두 인물모드가 적용되는데 아이폰XR과 비슷한 성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양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거나, 한 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의 스마트폰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아이폰SE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이폰SE의 등장은 애플의 가격 선택의 폭도 넓혔다. 미국 기준으로 아이폰8은 449달러부터 시작됐는데, 아이폰SE는 이보다 50달러 낮은 399달러부터 시작된다.
아이폰 가격은 아이폰11 프로 맥스(1099달러) -아이폰11 프로(999달러) - 아이폰11(699달러) - 아이폰XR(599달러) - 아이폰SE(399달러)로 폭이 넓어졌다.
아이폰SE의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가격은 64GB 모델이 55만원, 128GB와 256GB는 각각 62만원, 76만원으로 책정됐다.
아이폰SE와 경쟁하는 모델은 삼성전자 갤럭시 A시리즈, LG전자 Q시리즈 등이다. 하지만 제품 경쟁력으로 봤을 때는 아이폰SE가 훨씬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 시장에서 애플에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려면 제품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