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2학년, 고교 1~2학년이 16일부터 온라인 등교를 시작한다. 지난 9일 중·고 3학년에 이은 2차 온라인 개학이다. 등교 개학(대면 수업)은 빨라야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로 예상된다. 등교 개학 이후에도 학생 분산을 위해 한동안 온·오프라인 수업이 병행될 예정이다. 모든 학생이 학교에 모여 공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학생과 학부모는 당분간 원격 수업에 적응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2차 온라인 개학 대상 초등학생은 4학년 45만562명, 5학년 42만7161명, 6학년 44만6048명까지 모두 132만3771명이다(2019 교육통계 연보 통한 추정치). 현재 교육과정은 초등 1~2학년은 보육과 교육이 혼재된 놀이중심 교육이고 3학년부터 지식 습득량을 늘려가도록 설계됐다. 초등 교육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학습이 이뤄지므로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학부모 혹은 보호자가 보조교사란 생각으로 임하도록 권장한다. 겨울방학과 6주간의 코로나19 휴업 기간에 선행학습으로 배운 내용이어도 교사들이 설계한 수업 내용을 차분하게 따라가도록 보조하는 것이다.
김수호 서울대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 교사는 “미리 배웠더라도 아이가 완벽히 아는 건 아니다. 지식을 한 번 구경해본 것이다. 학교에선 지식뿐 아니라 활용까지 가르친다. 가정에서 학생이 배운 지식을 실제 생활에 적용해보도록 이끌어주면 좋은 교육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학교 1·2학년은 89만8610명, 고교 1·2학년은 90만4634명이다.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1학년에 대한 교육 당국과 학교의 정책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시범수업이 이뤄지고 학부모 상담이 진행됐지만 정보 부족을 호소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세종시에서 중1과 초등 3학년을 키우는 직장맘 A씨(44)는 “학교에서 과제를 내주고 있는데 노트 필기로 제출하는지 A4용지에 따로 내야 하는지 그런 사소한 것부터 혼란스럽다”며 “또한 분명 또래로부터 배우는 부분이 있을 텐데 (원격 수업은) 그런 게 전혀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학생의 경우 이미 개인별 학습 격차가 존재하는 데다 초등학생에 비해 훈육이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학습 격차 때문에 원격 수업에 흥미를 잃으면 게임 같은 딴길로 빠지기 쉽다. 원격 수업은 ‘배운 것’으로 간주되므로 학습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으니 학생의 현재 학습 수준부터 체크할 필요가 있다.
고1·2학년은 원격 수업에 몰입해야 한다. 원격 수업도 정규 수업이므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출석은 물론이고 수업 및 과제 수행 태도 등이 학생부에 기록된다고 봐야 한다. 특히 고1 첫 중간고사는 향후 대입 전략을 세우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성적 상위권 학생일수록 나중에 만회하기 어렵다.
실시간 쌍방형 수업이든 콘텐츠 중심 수업에서든 교사가 학생에게 주는 중간고사 ‘힌트’를 놓쳐서는 곤란하다. 온라인 수업의 특성상 수업 콘텐츠를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교사가 어떤 힌트를 줬는지 복습하면 좋다. 또 사교육을 통해 미리 학습한 내용이라도 지식을 좀 더 탄탄하게 다진다는 생각으로 원격 강의에 집중하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