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가구당 2장씩 무상 배부한 천마스크가 일본인의 4분의 3에게 외면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품귀 현상 속에 마스크 한 장, 한 장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예방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은 15일 정부가 무상으로 나눠준 천마스크의 사용 여부를 묻는 긴급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일본인 1994명(남녀 성비 6대4)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 ‘아베표 마스크를 쓰겠다’고 응답한 이들은 24.1%에 그쳤고, 쓰지 않겠다는 응답이 75.9%를 차지했다.
주된 이유는 믿을 수 없는 예방 효과 때문이었다. 42세 여성은 “바이러스 침입을 막을 수 없고, 사용 후 처리도 힘들어서 부직포 마스크를 쓰고 싶다”고 했고, 50세 남성은 “예방효과에 전혀 증거가 없기에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뉴스포스트세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의료기관용 가이드라인에서 “천마스크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 정보가 퍼진 적도 있어 불신의 뿌리가 깊다고 전했다. 80세 남성은 “아베 총리는 천마스크를 쓰지만, 다른 각료들은 아무도 쓰지 않는다. 효과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뉴스포스트세븐에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우편으로 전국 5000만 가구에 재사용이 가능한 천마스크 2장씩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가 역풍에 직면했다. 마스크 한 장 가격이 260엔(약 3000원)이고, 배송에만 128억엔(약 1430억 원)이 드는 등 총 466억엔(약 52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밝혀지자 전시성 대책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