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폐나 심장뿐 아니라 뇌에도 심각한 손상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상의 인터뷰와 관련 논문을 인용해 “코로나19 감염자 중 발작이나 환각, 후각·미각 상실 등의 증상을 겪는 사례가 보고됐다”며 “코로나19가 폐나 심장 손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일본, 영국 등에서는 뇌손상 사례가 속속 보고됐다.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항공사 직원이 뇌손상 판정을 받았고, 일본에선 발작 증세를 보인 환자가 나왔다. 이밖에 환각증세를 보이거나 냄새를 못 맡게 돼 병원을 찾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증상이 호전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심각하게 감염된 경우 수년 후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이 발병할 확률도 높아진다. 바이러스 진원지 중국 우한에서는 뇌졸중이나 발작 증세를 보인 사례도 있다.
앤드류 조셉슨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신경과 교수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학계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폐에 영향을 미칠 뿐 신경계와는 관련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이제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특정 기간 내에 치료되지 않을 경우 영구적인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