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및 중국 편향을 비난하면서 자금 지원을 중단한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금은 단합할 때”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유엔뉴스 사이트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WHO는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라면서 “WHO가 코로나19에 맞서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absolutely critical)”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일 이미 밝혔듯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우리 생애에 직면해온 가장 위험한 도전들 중 하나”라면서 “WHO 직원 수천명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헌신하고 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우리가 코로나19 위기를 넘기고 난 뒤 어떻게 해서 이런 질병이 생겼으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전 세계로 확산됐는지에 대해 되돌아볼 때가 올 것”이라며 “그 교훈들은 미래에 발생할 비슷한 도전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데 있어 WHO와 그밖에 다른 인도적 기구들을 위한 재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면서 “이 바이러스를 멈추기 위해선 국제사회가 단결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WHO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WHO의 중국 편향성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세계 보건문제를 이끄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