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프로축구 최고권위의 국제대회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재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주요 참가국가인 일본 등에서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다. 당장 K리그 개막에 직접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대회가 끝내 무산될 경우 참가팀들의 기대 수입은 한층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AFC는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행금지 조치에 따라 5월과 6월 치르기로 한 모든 경기를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AFC 회원국 대표는 지난달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회의에서 3~4월 예정됐던 챔피언스리그와 AFC컵 대회 일정을 5~6월로 미룬 바 있다. 현재까지 챔피언스리그는 각 조마다 예선 1~2경기가 치러진 상태다. AFC컵은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없는 국가 구단이 주로 참가하는 대회로 K리그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챔피언스리그 대회 자체를 개최 못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면서 “일단 논의 중인 K리그 재개 일정은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예비 날짜를 미리 뽑아 놓는 식으로 짜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나중에 코로나19 사태가 각 회원국에서 진정돼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정해졌을 때 리그 경기 날짜를 옮길 수 있도록 여유 일정을 마련해놓겠다는 설명이다.
대회 자체가 무산된다면 참가팀들은 대회에서 얻는 수익도 포기해야 한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는 국내에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각각 지난 시즌 K리그1 우승팀과 준우승팀, 수원 삼성이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권을 획득했고 FC 서울도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출전한 상태다. 국내 구단의 우승횟수는 11회로 대회 최다이지만 최근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마지막 우승 이력이 전북의 2016년 우승일 정도다. 지난해 대회에선 출전팀 중 경남 FC와 대구 FC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전북과 울산도 모두 16강에서 탈락했다.
이 대회에는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각 경기 승리팀에 수당 5만 달러(약 6000만원)가 주어지고 무승부의 경우 양팀에 1만 달러가 수당으로 지급된다. 16강전 참가팀엔 10만 달러, 8강은 15만 달러, 4강은 25만 달러가 주어진다. 우승과 준우승팀 상금은 각각 400만 달러(약 49억원), 200만 달러다. 다만 중계권료는 참가팀에 분배되지 않고 AFC가 가진 뒤 일부를 각국 축구협회에 지급한다.
한편 중단 상태인 일본의 J리그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구단 훈련마저도 멈췄다. 1부리그 J1리그 시미즈 S 펄스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15일부터 팀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J1리그 18개 구단 중 훈련을 계속하는 구단은 콘사도레 삿포로와 사간 도스 2곳뿐이다.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아직까지 리그 개막 일정 연기 관련된 추가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18일로 리그 개막이 연기되어 있었지만 지난달 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불투명해졌다. 현재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리그가 개막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프로리그 역시 일정이 중단된 이래 아직까지 재개 관련된 소식은 없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