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4월 15일) 가능성 거론
“미국, 북한 미사일 위협 경시” 주장도
미국 국무부 “북한, 도발 중단하고 협상 복귀해야”
볼턴 “북한, 코로나 위기서 미사일·핵 위해 돌진”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이 여러 발의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미국에 특별히 도발적이거나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미 국방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밀리 합참의장은 오히려 15일이 김일성 북한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점을 감안해 북한 내부 사정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것(북한 순항미사일 발사)은 우리(미국)에 대한 의도된 도발이 아니라 지금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기념행사와 연결돼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그러면서 “평가의 관점에서 지금 당장은 복합적”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것을 매우 면밀히 감시하고 분석한다”면서 “정확한 분석에는 통상 하루나 이틀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밀리 합참의장은 “그것들(북한 순항미사일)은 단거리였다”면서 “그것들은 특별히 큰 미사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 미국이 자국에 피해가 가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이유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언론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피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하의 의무를 준수하며,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복귀하길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북한에 도발을 중단하고 북·미 협상 테이블로 조속히 돌아올 것을 요구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북 선제공격론을 주장했던 ‘슈퍼 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또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이는 올해 들어 그들의 다섯 번째 시험 발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볼턴은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기 위해 바쁜 상황에서 그들의 주민들을 거의 돌보지 않는 북한은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례 없는 속도로 돌진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일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해군 자산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과 김일성 생일을 하루 앞둔 14일 지대함으로 추정되는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이번 발사체를 북한이 2017년 6월 8일 발사한 지대함 순항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발사체가 순항미사일로 확인될 경우 이는 약 3년 만의 순항 미사일 발사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9일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16일 만이며 올해 들어 5번째 발사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