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단행한 자택 대피 등 ‘셧다운’ 조치 완화 또는 해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의 권한은 전면적”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쿠오모 주지사는 “대통령은 왕이 아니기 때문에 전면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반박했다.
앞서 뉴욕주를 비롯해 뉴저지, 코네티컷주, 로드아일랜드주, 펜실베니아주, 델라웨어주, 매사추세츠주 등 미 북동부 7개 주 주지사들은 지난 13일 공동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계속 주시하는 것은 물론 안전하다고 판단할 때 경제 ‘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조율하기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서부 3개 주 주지사도 경제 재개를 위해 공동의 접근을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7개 주지사의 공조를 주도했다.
이들 10개 주지사 가운데 매사추세츠주 찰레 베이커 주지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주지사들의 공조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경제활동 재개 시점이 5월 1일 이전이 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지침과 권고를 꽤 빨리, 며칠 내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백악관 브리핑에서 경제활동 재개 여부 및 시점 결정이 대통령이 아닌 주지사의 권한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 대통령의 권한은 전면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쿠오모 주지사는 현지시각으로 14일 NBC방송 ‘투데이 쇼’와의 인터뷰에서 경제활동 정상화 문제를 두고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은 전면적(total)”이라며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우리에겐 왕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방송에서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에겐 대통령이 있지 왕이 없다. (건국 당시) 그것은 큰 결정이었다. 우리는 왕으로부터 벗어났다”며 “(초대 대통령)조지 워싱턴은 대통령이었지 왕이 아니었다. 따라서 대통령은 전면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CNN방송 ‘뉴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정상화를 명령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뉴욕주 주민의 건강을 위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정상화 명령을 내린다면 나는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명령을 내릴 경우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법정으로 가는 헌법적 도전을 맞을 것”이라며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MSNBC 방송 ‘모닝 조’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관련 일일 브리핑에 대해 “주지사들은 그것을 보지 말아야 한다”며 “솔직히 사실을 무시하고 위협적이다. 화나고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쿠오모 주지사 뿐 아니라 네드 라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verbal grenade)으로 코로나19 대응 노력이 방해 받아서는 안 되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지 않고 곧바로 맞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쿠오모는 매일, 심지어 매시간 모든 것을 부탁하기(beg)위해 전화를 해왔다”며 “새로운 병동과 병상, 인공호흡기 등 (부탁한)대부분의 것은 주(州)가 책임져야 할 것들이었다”고 했다. “나는 그를 위해 다른 모든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다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쿠오모는 독립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모든 민주당 주지사들에게 ‘바운티호의 반란’은 내가 가장 좋아 하는 영화들 가운데 하나라고 전해라”면서 “멋진 구식 반란은 종종 보기 흥미롭고 활기를 돋운다. 특히 반란자들이 선장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할 때 그렇다”고 했다. 영화 ‘바운티호 반란’은 1962년 제작된 것으로 1789년 영국 군함 바운티호에서 일어난 윌리엄 블라이 함장에 대한 반란 사건을 다루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