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각국의 봉쇄정책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한국도 -1.2% 전망치를 받아들며 비상이 걸렸다.
IMF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로 예상했다. 지난 1월 20일 3.3% 성장률을 제시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돌발 변수에 채 3개월도 안 돼 6.3%포인트나 전망치를 내린 것이다. IMF가 보고서에서 대공황에 빗대 표현한 현재 상황은 ‘대봉쇄’(Great Lockdown)다.
다만 IMF는 대유행이 2분기에 잦아들고 억제 노력이 점진적으로 풀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경제활동이 정상화하고 정책적 지원을 받을 경우 내년에는 5.8% 성장하며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1월 전망치보다 2.4%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IMF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세계적으로 격리·봉쇄·광범위한 폐쇄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 보건 위기는 경제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1월과 7월 발표하는 수정보고서에서 주요국 중심으로 전망치를 조정한다.
IMF가 전망한 선진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 1월보다 7.7%포인트 하락한 -6.1%로 전 세계 평균치보다 성장률 축소 폭이 더 컸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9%의 성장률로 1월 전망치보다 7.9%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는 10.4%로 치솟고 내년에도 9.4%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은 -7.5%로 예상됐고 독일 -7.0%, 프랑스 -7.2% 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올해 성장률은 각각 -9.1%와 -8.0%로 예상됐다. 영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6.5%다.
유럽의 실업률은 지난해 6.6%에서 올해 9.2%로 상승하고 스페인(20.8%)과 그리스(22.3%)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의 성장률은 -5.2%로 예상됐다.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 역시 1월 전망치보다 5.4%포인트 감소한 -1.0%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2%였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인도는 각각 1.2%, 1.9% 플러스 성장으로 마이너스는 피하지만 지난해 기록한 6.1%, 4.2% 성장률에는 대폭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월보다 4.8%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전 세계 무역은 올해 11.0% 줄어들고, 평균 유가도 42% 떨어진 배럴당 35.61달러로 예상됐다. 물가는 선진국에서 평균 0.5%,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는 4.6%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많은 국가가 보건 충격, 국내 경제 혼란, 외부 수요 급감, 자본 흐름 역전, 상품가격 폭락 등 다층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국가별로 광범위한 재정·통화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염이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한 어떤 나라도 재발을 포함해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국제 사회의 강력한 협력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