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의료진이 쓰레기 비닐봉지를 방호복 대신 쓸 만큼 의료 물자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일 마이니치방송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시장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오사카 전체가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쓰레기 봉지를 뒤집어쓰고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오사카시는 현재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긴급사태가 발령된 7개 광역자치단체 중 오사카부에 속한 지역이다.
마쓰이 시장은 “현재 의료 현장에 마스크, 방호복, 장갑 등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며 “집에 사용하지 않은 우비가 있는 분들이나 우비 재고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꼭 연락을 달라. 확실히 사들이겠다”고 강조했다. 방호복이 아닌 봉투나 우의의 경우 벗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어 위험하지만 의료 물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민간에 도움을 청한 것이다.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일본 현지에서는 의료 시스템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후 1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476명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로써 일본의 총 누적 확진자 수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나온 확진자를 포함해 총 8879명이 됐다.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코로나19 환자 병상 점유율이 50%를 넘긴 지역은 17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80% 이상인 광역자치단체도 9곳에 달한다.
소독용 알코올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교토통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도수가 높은 술이나 공업용 알코올을 소독용 알코올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각 광역자치단체에 통지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