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배구 스타’ 이재영·이다영, 흥국생명서 ‘한솥밥’

입력 2020-04-14 18:27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흥국생명에서 한솥밥 먹는 이재영(왼쪽)과 이다영(오른쪽) 쌍둥이 자매. 흥국생명 제공, 연합뉴스

여자프로배구 쌍둥이 스타 이재영·이다영(25) 자매가 흥국생명과 나란히 계약했다. 최고 이슈 메이커인 쌍둥이 자매를 모두 품에 안은 흥국생명은 단숨에 내년 시즌 유력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흥국생명은 14일 이재영·이다영 자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 FA 시장 최대어로 분류됐던 이재영은 원소속팀인 흥국생명과 급여 총액 6억원(연봉 4억원, 옵션 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역대 여자부 최고액이다.

흥국생명은 최대 변수를 차단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인 이다영까지 데려왔다. 현대건설에 속해 있던 이다영은 총액 4억원(연봉 3억원, 옵션 1억원)에 흥국생명과 손을 잡았다.

흥국생명은 선수 두 명에게만 샐러리캡(연봉 총상한·23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10억원을 보장하면서 국가대표 주전 레프트와 주전 세터를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2년 만에 다시 통합 우승을 노린다. 주요 선수의 부상 등 이변이 없다면 당분간 흥국생명의 적수는 찾기 힘들 것으로 추측된다.

흥국생명은 흥행 면에서도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실력과 끼를 겸비하기로 소문난 이재영과 이다영은 여자배구계에서 최고의 화제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팬층 역시 두텁다.

실제 지난 시즌 여자부 시청률 상위 10경기 중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는 각각 6경기, 5경기씩 포함됐다. 이 두 팀의 맞대결은 10경기 중 4경기나 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는 국가대표 경기에서나 가능했던 ‘동생이 올리고 언니가 공격하는’ 장면을 V-리그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팀을 위해서가 아닌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를 키운다는 책임감을 갖고 관리하고 지원할 생각”이라며 “최고 인기선수 두 명을 보유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이재영은 “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 감사하다”며 “좋은 성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다영은 “언니와 함께 뛰는 것도 큰 의미이지만 박미희 감독의 리더십과 흥국생명만의 팀 분위기가 이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구단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14일 FA 계약을 마친 뒤 “시너지 효과를 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두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함께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