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그 날처럼
그 들이 집을 나설 때처럼
그렇게 나가자
혹 그들처럼
생각이 많았던가
이제 다시는 집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더 이상 가족들을 볼 수 없다는
내 목숨 하나 초개같이 버리겠다는
그 결연함
그 비장함도
아니잖은가
단 하나
나라 사랑하는 마음만은
결코 그들과 다를 순 없는 법
푸른 하늘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어디선가
애국가가 들려올 때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면
바로
네가 그렇고
우리가 그러하다
지금은
가슴에 품고 나온 것
꺼내 놓을 때
이 땅에 살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사(擧事)
두 팔로 활짝
태극기 펼쳐 들고
큰 소리로
외치자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만세!!
그렇다
오늘은
거짓과
선동과
위선을 깨뜨리고
우리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
부활하는 날
이 기쁨
어찌 우리만 누릴쏜가
이 벅찬 함성
북녘 땅까지 들리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오,
오늘이
꿈에 그리던 그 날을 열게 한다면
우린 편히 눈 감을 수 있으리라
마지막 기도마저 허락된다면
우리 아들딸들이
하나 된 조국의 영광을
보게 해 주소서
그 나라를
부디
수호해 주소서
영원히.
2020년 4월 15일 선거 하루 전날, 김덕규 글 쓰다.
<약력> 동아대 의대 교수, 부산 온천교회 장로. 2010년 천안함 폭침 시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 시를 발표했고 2013년 ‘문학시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 시집으로 ‘살아만 있어다오’ ‘봉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