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용 ‘기지개’…코로나 때문에 일정 변수도

입력 2020-04-14 16:29

채용시장의 한파까지 몰고 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가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은행들의 경우, 상반기 채용 일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필기시험 등 채용시험 절차 과정에서 자칫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책은행들은 신입 행원 채용 절차에 돌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13일 주요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채용 공고를 냈다. 예년보다 두 달 정도 늦어진 일정이다. 채용 예정인원은 250명이며, 1만2500여명에게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줄 계획이다. 필기 시험은 오는 6월 중순 치러질 예정이다. 산업은행도 50명 안팎의 신입 사원을 선발한다. 다음달 중순 필기시험을 치른 뒤 면접을 거쳐 7월 중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난해 상반기 채용을 실시했던 신한·우리은행은 채용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이들 은행은 “코로나19의 확산 여부를 감안해 공채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채용이 진행 중인 NH농협은행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면접 전형을 늦춘 상황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다소 여유가 있다. 국민은행은 통상 8월 말, 하나은행은 9월 말쯤 공개 채용에 들어간다.

채용에 나서는 은행들로서는 필기시험이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많게는 수만 명이 필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필기시험이 예정된 두 달 뒤쯤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렇더라도 최대한 많은 고사장을 확보해 수험자 간 거리를 두고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