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도입한 비닐장갑이 황당한 음모론에 휩싸였다. 비닐장갑이 미끄러워 무효표를 유발하니 착용을 하지 말라는 것.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대책에까지 정치적 공격을 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SNS를 통해 ‘투표 시 비닐장갑을 끼지 말라’는 메시지가 유포됐다. 내용은 “투표하러 가면 일회용 장갑을 주는데 끼지 말라”는 것이다.
메시지는 “사전투표하신 분들 말씀을 들으니 (손이) 미끄러워서 이중으로 찍힌다는 분들이 많다. 그러면 다 무효처리된다. 이게 바로 함정이다. 찍고 나와서 손소독하면 된다”며 “기표소 들어갈 때는 비닐장갑을 끼고, 기표소 안에서는 장갑 벗고 맨손으로 찍고, 나올 땐 다시 장갑을 끼고 나오라”고 권유했다.
황당무계한 주장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비닐장갑 음모론’에 동조하며 “비닐장갑 꼼수에 당할뻔했다” “얄팍한 함정을 조심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중요한 정보를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감사 댓글이 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가짜뉴스는 방역당국의 권고를 어기는 것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는 투표소에서 발열을 확인하고 손을 소독한 뒤 선거 사무원이 나눠주는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비닐장갑은 투표 절차를 모두 마치고 출구에 비치된 휴지통에 버리게 돼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3일 브리핑에서 “비닐장갑은 투표하고 나오면서 벗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어 맨손에 도장을 찍는 투표 인증 역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맨손에 도장을 찍을 경우 손이 (기표소 내) 다른 부분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본인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