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K리그, 올해 피해액만 최소 575억 예상

입력 2020-04-14 15:15
울산 현대 관계자(오른쪽)가 2월 11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예선 1차전 FC 도쿄와의 홈경기 직전 관중을 상대로 코로나19 예방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575억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개막 시점이 기한 없이 뒤로 밀리면서 프로축구 K리그 각 주체들이 감내해야 할 올해 전체 피해 예상액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K리그의 재정적 피해 규모가 K리그1 12개 구단 총 464억원(구단별 평균 38억7000만원), K리그2 10개 구단 총 54억원(평균 5억4000만원), 연맹의 경우 57억원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K리그는 원래 지난 2월 29일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탓에 연기됐다.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개막일은 미정이다. 줄어든 일정 때문에 경기 수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현재 K리그1은 정규라운드를 기존 33라운드에서 22라운드로 축소하고, 상·하위 6개팀이 파이널라운드 5경기를 더 치르는 27라운드 체제를 택할 것이 유력하다. K리그2도 10개 팀이 기존보다 1차례 줄어든 3차례 맞붙어 27라운드를 치를 전망이다.

경기 수 감소는 구단의 광고·입장수입, 연맹의 후원사 스폰서 광고 수입과 라이선싱(연맹 로고·명칭 사용) 수입 감소를 초래한다. 연맹은 이 감소분이 5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4월 초부터 각 구단들로부터 결산 자료를 받았고, 제출하지 못한 2개 구단(K리그1·2 1구단씩)의 예상액은 평균치로 추산해 도출한 결과다. 지난해 연맹과 구단의 총 매출액이 약 371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약 15.4%나 감소된 수치다.

연맹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모기업의 경영 수지가 악화하면 후원액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구단의 자체 수입과 모기업·지자체 지원 수입의 비율은 3대 7인데, 연맹은 자체 수입 부분만 수입 감소액 산출에 반영했다. 모기업이 광고를 줄이거나 지자체가 추경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면 구단의 손실은 더 커지게 된단 것이다.

경기 수 감소에 따라 절감되는 비용도 있지만 수입 감소분을 메꿀 수 있는 규모는 아니다. 지난해 기준 K리그 수당 지출은 157억원 정도다. 수당은 경기 수에 비례해 선수들에 지급되는 방식이라 27라운드 체제를 기준으로 본다면 구단들은 약 47억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수입 감소 예상분보다 현격히 적은 액수다.

K리그1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스폰서와 약 30억원 규모의 광고비를 경기 당 나눠 받는 식으로 계약한 상태라 경기 수가 줄어들 경우 재정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며 “당장 내년 예산이 반토막날 위기”라고 토로했다. 연맹 관계자는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각 주체가 머리를 맞대 슬기롭게 극복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조효석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