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19 브리핑서 ‘정부 찬양’ 영상 틀어

입력 2020-04-14 15: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 도중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미화하는 영상을 틀어 비판을 받고 있다.

백악관 브리핑이 국민들에게 코로나19 현황과 정부의 대응을 알리는 장이 아닌 현 정부를 홍보하는 ‘선전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발 입국자 차단 등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자화자찬했다.

그는 “나는 언론에 의해 인종차별주의자에 외국인 혐오자라고 비난받았다”며 “가짜뉴스에 의해 야만인 취급을 당했다”며 일부 언론을 비난했다.

이어서 브리핑룸 양쪽 스크린에 5분가량의 동영상을 틀었다.

해당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발 입국 차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주요 발표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주요 주지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하는 브리핑과 인터뷰 영상이 차례로 소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해당 영상은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을 비롯한 백악관 직원들이 이날 브리핑 두 시간 전에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가짜뉴스를 바로잡고 싶었다”며 영상을 제작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 영상을 만드는 데 2시간도 안 걸렸다. 이런 동영상 클립을 수백 개라도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자평했다.

해당 영상이 나오자 CNN 방송은 백악관 브리핑 중계를 중단했다.

존 킹 CNN 앵커는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국민 세금으로 프로파간다(선전) 영상을 방영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CNN 방송 화면에 ‘분노한 트럼프가 브리핑을 프로파간다 홍보 시간으로 바꾸다’라는 자막이 올라왔다.

MSNBC 방송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이 진행되던 도중 중계를 중단했다. 이후 방송 진행자는 “이것은 백악관 브리핑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