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마시고 버리던 투명 페트병, 친환경 가방으로 재탄생한다

입력 2020-04-14 13:22

제주에서 버려지는 투명 폐페트병이 가방으로 재탄생한다. 500㎖ 페트병 16개면 친환경 가방 1개를 만들 수 있다.

제주도는 제주 지역자원 순환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13일 환경부, 제주도개발공사, 효성TNC, 플리츠마마㈜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에서 버려지는 투명 폐페트병을 고품질의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

협약에 따라 제주도개발공사가 폐페트병 수거하면 리사이클 섬유 제조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효성TNC가 페트병을 재활용한 칩으로 리사이클 섬유인 ‘리젠 제주(regen jeju)’를 만든다. 친환경 가방 제조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가 이 섬유로 최종 제품을 제작한다. 제주도는 도민을 대상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을 유도한다.

제주도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3월 제주지역 50여개 재활용도움센터에 기존 플라스틱 수거함과 별도의 투명 폐페트병 수거함을 설치했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는 삼다수 페트병 파란 라벨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경해 투명 페트병이 재활용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회수될 수 있도록 했다.

효성TNC는 그동안 리사이틀 섬유 원료를 리사이클 체계가 잘 구축된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왔다. 우리나라에서 수거된 페트병은 색이 있거나 라벨 등 이물질이 붙어 있어 섬유로 만드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도가 재활용도움센터 등을 통해 재활용 쓰레기 분류·수거 시스템을 안착시키면서, 리사이클 재료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500㎖ 페트병 16개면 친환경 가방 1개를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제주산 친환경 가방’은 오는 6월 5일 첫 출시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향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협의를 통해 도내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도내 재활용도움센터가 현재 50여개에서 향후 70여개까지 늘어나면 투명 폐페트병 수거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길범 생환환경과장은 “이번 업무협약은 제주도가 지난 3월부터 시행중인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시범사업과 이어지는 과정”이라며 “기존에 버려지던 쓰레기를 새 상품으로 만드는 재활용 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해나가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