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최장수 현역 위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최악 대비해야”

입력 2020-04-14 12:30 수정 2020-04-14 12:31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료사진. AP뉴시스

딕 파운드(78·캐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악영향을 우려했다. 그는 IOC에서 최장 기간을 현역으로 활동하는 위원으로,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연기를 가장 먼저 언급한 고위 인사다.

파운드 위원은 14일(한국시간) 올림픽 소식을 다루는 인터넷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와 단독 인터뷰에서 “최악의 경우 코로나19가 도쿄 하계올림픽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갑지 않은 가능성을 IOC는 전반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코로나19가 2020년까지 영향을 미쳐 올림픽 전체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운드 위원은 수영선수 출신으로, 현역 IOC 위원 중 가장 오랜 기간을 재직했다. 1987년 IOC 위원으로 선출돼 부위원장, 집행위원을 지냈다. 자크 로게 전 위원장이 당선된 2001년 IOC 위원장 선거에서 2위로 낙선한 고(故) 김운용 전 위원에 이어 3위 득표한 후보였다. 요직을 맡았고 우호세력도 가진 파운드 위원의 발언은 다른 위원들보다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실린다. 코로나19 확산세의 불확실성으로 1년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우려한 파운드 위원의 발언을 단순한 ‘기우’로 치부하기 어렵다.

파운드 위원은 IOC 내부에서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를 놓고 강행론과 비관론이 엇갈렸던 지난달 24일에 처음으로 “연기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그 직후 각국 선수와 체육계 인사들이 지지 입장을 표했다. IOC는 같은 날 밤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화 회담에서 하계올림픽 연기를 확정했다. 하계올림픽 연기에 불을 지핀 것은 결국 파운드 위원의 발언이었다.

하계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64일이 순연된 내년 7월 23일에 개막한다. 문제는 동계올림픽과의 개최 간격이다. 동·하계 올림픽은 통상 1년 6개월가량의 간격을 두고 열리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도쿄 하계올림픽의 폐막 6개월 뒤에 시작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예정된 개막일은 2022년 2월 4일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까지 억제되지 않고 백신 개발도 미뤄지면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도쿄 하계올림픽 못지않게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파운드 위원은 하계올림픽의 1년 순연으로 인한 손실 비용을 놓고 IOC와 일본 사이에서 시작된 ‘힘겨루기’도 언급했다. 일본은 하계올림픽 연기에 따른 추가 대관료·인건비를 포함한 손실을 최대 7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림픽을 마치고 분담금을 받아 운영비로 사용하는 33개 종목 국제 경기단체도 작지 않은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됐다. 파운드 위원은 “IOC와 국제 경기단체 사이에서 재정 지원 문제로 지속 불가능한 관계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