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산불, 체르노빌 원전 코앞 접근… 방사능 수치↑

입력 2020-04-15 14:06
(체르노빌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 원전 인근 숲의 산불 현장 주변에서 5일(현지시간) 방사능 측정기인 가이거 계수기의 방사능 수준이 정상치보다 훨씬 높게 표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산불이 체르노빌 사고 원자력발전소 코앞까지 접근했다. 우크라이나 활동가들은 “산불이 폐원전 및 핵폐기물 처리장과 불과 1마일(1.6㎞)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번졌다”며 “정부가 사고 위험성을 은폐하고 있다”고 15일 주장했다.

체르노빌 전문 여행업자 야로슬라프 예멜리야넨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화재 현장 영상을 올렸다. 1986년 폭발 사고가 벌어진 4호기 원자로 잔해에 조성된 방호시설 주변까지도 화염과 연기 구름이 보였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예멜리야넨코는 “불길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버려져 폐허가 된 도시인 프리피야티까지 번졌다”며 “원전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까지는 고작 2㎞ 거리”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당국은 체르노빌로부터 약 90㎞ 떨어진 수도 키예프에서는 모든 방사선 수치가 정상 수준이라면서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당국은 “원전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출입금지지역 내 다른 중요 시설에 대한 위협은 없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라며 “소방대원 300여명과 소방차 10여대는 물론 항공기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는 현지인들이 잔디를 불에 태우다 발생했다. 주말 새 강풍이 불며 불길이 번진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 반경 30㎞ 지역은 일반인 출입 통제 구역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