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머리만 하네”에 맞장구 친 김남국… 두둔하는 민주당

입력 2020-04-14 09:53 수정 2020-04-14 11:56
(안산=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는 13일 같은 선거구 경쟁자인 미래통합당 박순자 후보의 자신과 관련한 기자회견에 대해 "악의적인 네거티브공세"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사진은 13일 경기도 안산시 김남국 후보 선거사무소 모습.

지난해 1월14일부터 2월26일까지 방송된 팟캐스트 ‘쓰리연고전’. 안산 단원을에 출마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이 방송 일부에 게스트로 출연한다.

팟캐스트 진행자들은 방송에서 각종 은어와 비하 발언을 내뱉는다. 그 중에는 한 편에 500원을 내면 미성년자도 들을 수 있다거나 결혼하기 전에 100명은 OOO 가야 한다, 가슴이 머리만 하네 등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들이 담겨 있다.

지난해 2월 방송된 해당 방송에서 한 진행자가 “사진 보니 귀엽네, 가슴이 머리만 한데 뭘”이라며 노골적으로 여성의 외모를 품평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저도 저 정도면 바로 한 달 뒤에 결혼 결심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김 후보의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조치를 할 계획이 없음을 명백히 밝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래통합당이 공격하는 것처럼 김남국 후보가 직접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한다”며 “사실 관계가 잘못된 정치공세인 만큼 특별한 조치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해당 방송 내용 중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출연진 중에서 발언을 한 사람이 사과하는 것이 옳다”며 “김 후보와 관련한 논란은 전형적인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 또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주장했다.

윤호충 사무총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선거대책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본인이 한 발언들에 다소 부적절한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정도가 그렇게 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어느 정도는 해명이 된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로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당에서 무슨 조치를 취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 나와 “사안의 경중도 따져봐야 하고 해서 이 자체만으로는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 않겠는가”라며 “물론 향후에는 이런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진보 진영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총선 후보 전의 발언이라고는 하나 노골적인 여성 비하와 성희롱 등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발언으로 김 후보는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문제를 제기한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가 n번방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이용해 억지로 저를 엮어 선거 판세를 뒤집어보려는 의도”라며 “방송 내용 중 일부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 입당 전 조국백서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한 법안을 함께 준비한 바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