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와인 마셔요”…홈술족 사로잡은 와인에 편의점들 경쟁

입력 2020-04-14 09:10
세븐일레븐이 14일부터 와인을 예약하고 점포에서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를 개시한다. 세븐일레븐 제공

1인 가구가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홈술족’이 늘자 와인이 각광받고 있다. 직장생활 2년차인 한모(25)씨는 “요즘엔 퇴근 후 편의점에서 와인을 픽업해와 저녁과 함께 먹는 게 낙”이라고 말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저렴한 와인들을 판매하면서 와인이 고급 주류에서 일상적인 주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13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와인 매출이 매년 23.7%(2018년), 19.8%(2019년)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3월까지도 14.7% 상승하며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GS25 와인 매출도 전년 대비 38.5%(2018년), 55.8%(2019년) 늘더니 지난 3월까지 20.1% 성장했다. 이마트24도 지난해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편의점들은 다른 편의점들과는 차별화되는 판매 전략을 구상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4일부터 와인 예약 주문 서비스를 런칭하고 전국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개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세븐일레븐 모바일어플리케이션(앱)인 ‘세븐앱’을 통해 와인을 예약하고 점포에서 찾아가는 픽업 서비스로, 배송까지 약 3일이 소요된다. 서비스 런칭을 기념해 21종의 상품들을 기존보다 약 4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GS25 파르나스타워점에서 고객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GS25 제공

이에 앞서 당일 예약 서비스 ‘와인25’를 도입한 GS25는 지난 3일부터 상품 구색 폭을 넓혔다. 특히 이달에는 GS25 출범 3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 5대 샤또 ‘샤또무똥로칠드’ 20병 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GS25는 지난해 4월 샤또마고 2000년 빈티지, 같은 해 9월 샤또오브리옹 2014년 빈티지를 20병 한정판매 해 각 30분, 3분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한편 와인 전문 편의점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마트24는 올해 처음 시작한 와인 큐레이션 마케팅 ‘이달의 와인’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의 와인’은 바이어가 해당 월에 어울리는 와인을 선정해 40% 이상 할인 판매하는 서비스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1~3월 ‘이달의 와인’으로 선정된 와인이 2만병 이상 판매됐다.

편의점들은 와인 판매 경쟁 속에 각자의 특색을 내세우며 프리미엄 와인을 판매하거나 주류특화매장을 운영하는 등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취향도 더욱 다양해졌다”며 “그간 편의점 매장에서 취급할 수 없었던 와인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상품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