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고 부적절” 코로나 실패 직격탄…아베 지지율, 긍·부정 역전

입력 2020-04-13 18:12
지난달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 중 미소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유권자 대다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고 판단하는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향한 반대 의견이 지지 여론을 수적으로 역전했다.

교도통신이 지난 10∼13일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4%는 긴급사태 선언 시점이 너무 늦었다고 응답했다. 긴급사태 선언 시점이 적절했다는 답변은 16.3%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가 모든 가구에 천으로 만든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하기로 한 것에 대해 76.2%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천 마스크 배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21.6%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감소한 일부 가구에 현금 33만엔(약 339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아베 정부의 경제 대책을 두고 응답자의 60.9%는 ‘(조건 없이) 일률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베 정부의 방식이 타당하다는 의견은 20.4%에 불과했다.

당국의 요청에 따라 휴업하는 기업 및 점포들에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82.0%였다. 신형인플루엔자 등 대책특별조치법(이하 특조법)에는 휴업에 대한 보상 규정이 없지만, 다수의 유권자들은 정부 보상을 원하는 상황이다.

아베 정부의 주요 코로나19 대책이 낙제점을 받은 여파로 아베 정권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0.4%로 지난달 26∼28일 조사 때보다 5.1%포인트 떨어져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43.0%)을 밑돌았다.

친 아베 성향의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산케이(産經)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긴급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는 응답이 82.9%에 달했고 천 마스크 지급 계획에 대해서는 74.8%가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코로나19 대책 전반에 관해서는 64.0%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지난달 21∼22일 조사 때와 비교하면 25.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긍정적인 평가는 22.7% 포인트 하락한 28.7%에 불과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2.3% 포인트 떨어진 39.0%였고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3.2% 포인트 오른 44.3%였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