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코앞에 두고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안산 단원을) 후보는 과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이 13일 도마 위에 올랐다. 차명진 미래통합당(경기 부천병) 후보는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결국 당에서 제명됐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욕설을 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했다.
김 후보와 안산 단원을에서 맞붙는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는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가 지난해 선정적인 팟캐스트에 출연했던 사실을 폭로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박 후보는 “본인의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발언과 달리 여성에 대한 성비하, 성희화화, 성품평에 참여해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김 후보는 그동안 페이스북과 토론회 등에서 n번방 사건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지난해 1월부터 약 한 달간 팟캐스트 팟빵 ‘쓰리연고전(연애고자전)’에 출연했다. 일부 방송 회차에는 김 후보가 여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품평하는 출연자들 발언에 “저 정도면 한 달 뒤에 바로 결혼 결심할 수 있다”고 거드는 부분이 나온다. 또 한 남성 출연자가 노골적인 성적 은어를 내뱉자 “누나가 하는 건 괜찮은데 형이 하니까 더럽다”며 웃는 내용도 담겼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일부 불편함을 느낀 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당시 여성 출연자도 있었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송이었다. 다소 수위가 높아 부담스러운 내용 때문에 자진하차 했다”고 말했다. 이어 “n번방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이용해 억지로 저를 엮어 선거 판세를 뒤집어보려는 의도”라며 박 후보의 폭로가 네거티브라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차 후보 제명 안건을 의결했다. 탈당 권유에도 불구하고 주말 유세에서 차 후보가 부적절한 언행을 이어가자 서둘러 제명한 것이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차 후보는 페이스북에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고 당에도 재심 청구를 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가 하루 만에 사과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이해찬 대표 등을 거론하며 “나를 시정잡배, 개쓰레기 취급했다”고 격분했었다. 그는 이날 “돌발적으로 감정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한규 민주당(서울 강남병) 후보는 부적절한 투표 독려 행위로 논란에 휩싸였다. 후보 선거캠프 오픈채팅방에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2번(통합당) 후보에 마음이 있다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다며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된다”는 행동강령이 올라온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김 후보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방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오픈채팅방”이라며 “해당 글을 쓴 사람은 공식 선거운동원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막말뿐 아니라 곳곳에서 폭행 시비도 벌어지고 있다. 이언주 통합당(부산 남구을) 후보 캠프는 후보 배우자가 선거 유세 중 민주당 지지자에게 폭행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명래 정의당(대구 북구) 후보도 선거 차량에 올라와 자신을 폭행한 통합당 지지자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