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기본소득, 기독교적 이상 이뤄줄 것”

입력 2020-04-13 16:36
지난달 18일 수요 일반알현에 나와 강복하는 교황.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설 대책으로 기본소득제도에 지지 의사를 표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교황은 12일 전 세계 사회운동 단체 대표자들에게 부활절 서한을 보냈다. 교황은 서한에서 “기본소득은 권한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없도록 하는 너무 인간적인 동시에 너무나 기독교적인 이상을 구체적으로 달성하고 보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기본소득 지지 발언은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에서 진행되는 기본소득안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경제장관은 지난 5일 정부가 이른 시일 내로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규모는 월 440유로(52만원)로 알려졌다.

교황은 “많은 이들이 풀뿌리 경제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낼 지속적인 수입도 없고, 봉쇄로 더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면서 “지금이 당신들이 수행하는 필수적이고 고귀한 임무를 인정해주고 영예롭게 하는 기본소득을 고려할 시점일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내 소망은 기술관료 패러다임이 이번 위기나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거대한 문제들에 대응하는 데 있어 충분치 못하다는 점을 정부들이 이해하는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사람과 공동체, 국민을 중심에 놓고 합심해 치유하고 보호하고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이 위험한 시간을 통해 우리가 자동항법장치에 의존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나태한 의식을 털고, 인본주의적이고 생태학적인 전환을 통해 돈에 대한 숭배를 끝내고, 생명과 존엄을 중심에 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홍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