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35만” 日아베 ‘개 영상’ 해명이 울화 부채질

입력 2020-04-13 15:47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민들의 외출 자제를 당부하려 올린 영상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트위터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외출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올린 영상에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해명이 되레 논란을 키우고 있다. SNS를 통하면 ‘약발이 잘 통하지 않는’ 20·30세대에게 반향을 일으켜 외출을 자제시키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NHK에 따르면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올린 영상이 논란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해 “청년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외출을 삼가 달라는 취지로 호소하는 데 있어서 SNS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꽤 효과적”이라며 해당 영상의 ‘좋아요’(Like) 클릭 건수가 “확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상 최다인 35만건 이상에 이른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청년들에게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 달 안에 긴급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소 70%에서 최대 80%까지 사람 간 접촉을 줄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연령대를 불문하고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모든 수단을 다해 최대한 협력해달라고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SNS상에서는 스가 장관의 이날 해명을 두고도 35만건의 ‘좋아요’ 중 많은 수가 가짜일지 모른다거나 스가 장관의 자랑과는 대조적으로 많은 이들이 아베 총리의 행위를 비판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EPA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12일 트위터에 “친구와 만날 수 없다. 회식도 할 수 없다. 단지 이런 행동만으로도 여러분은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글과 함께 영상 하나를 올렸다가 이틀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두 개로 분할된 영상 속에서 아베 총리는 인기가수 호시노 겐이 ‘집에서 춤추자’는 노래를 열창하는 동안 한가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소파에 앉아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고,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다가 TV도 시청한다.

아베 총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혹한 현장에서 분투하는 의료진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거듭 외출 자제를 당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일본 내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가 한가로운 모습을 공개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