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남부 광둥성에서 새우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이러스의 기원과 전파경로는 물론 인체 유해성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주요 새우 양식지인 광둥성에서 십각류 무지개 바이러스1(Decapod iridescent virus 1·Div1)이 확산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새우는 붉게 변하고 껍질이 약해지면서 결국 바닥에 가라앉아 죽게 된다. 벌써 광둥성 새우 양식장 중 4분의 1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광둥성 장먼의 한 어민은 “감염률과 치사율이 무서울 정도다. 처음 감염 사실을 확인한 뒤 연못의 모든 새우가 죽는 데 2∼3일밖에 안 걸린다”고 말했다. 주하이의 또 다른 어민도 “종(種)이나 크기를 가리지 않고 감염된다”며 “한 연못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며칠 뒤 인접한 연못도 감염될 위험이 높다. 어민들이 손을 쓸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중국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2014년 12월 중국 저장성의 흰다리새우에서 처음 발견됐다. 2018년까지 11개 성 양식장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는데 특히 지난해 주장 삼각주 지역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2만명의 절반이 새우양식업에 종사하는 장먼시 다아오에서는 지난해 봄 전체 양식장 3분의 2가량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어민들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가을 확산세가 누그러졌다가 올 2월에 다시 돌아왔다”며 “기온이 30도 이상이 되면 바이러스가 약해진다”고 했다. 피해 어민 다이진즈 씨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가금류 사육 농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양돈 농가에 그렇듯이 이 바이러스는 새우 양식 어가에 무서운 존재”라고 우려했다.
SCMP는 공식 통계가 없는 만큼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지만 한 연못에서 1년에 4차례 수확이 이뤄지는 터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생산량이 최소 4분의 1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 수산양식센터 네트워크 관계자는 “중국 외 동남아 수역에서도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으로 안다. 양식업계와 관련 부처가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