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장애가 있는 오빠와 돌보러 온 여동생이 함께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위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3일 인천 논현경찰서와 공단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1분쯤 인천시 남동구 도림동 19층짜리 아파트 12층에서 불이 나 50대 남매가 숨졌다. 불은 36분 만인 오전 6시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12층 거주자 A씨(58·남)가 전신 2~3도 화상을, 여동생 B씨(56)가 얼굴과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소방당국이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화상을 입은 A씨 남매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A씨는 어머니와 이 아파트에 함께 살다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혼자 살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동생인 B씨는 장애가 있는 오빠를 돌보러 이곳에 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장애가 있어 동생들의 돌봄을 받아왔다”며 “이날도 혼자 있던 오빠를 여동생이 돌보러 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가 살던 아파트 내 작은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합동 감식 등을 통해 화재 원인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남매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불로 아파트 주민 20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화재 당시 “12층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한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로 소방당국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방당국은 인력 79명과 펌프차 등 장비 23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