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중국 공산당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보도하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며 거센 역공을 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환구시보는 13일 공동 사평에서 요미우리신문 중국 총국장이 최근 작성한 ‘사과하지 않는 중국공산당의 자승자박’ 기사를 거론하며 “해당 기사는 중국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극단적인 견해에 동조하고, 중국 정부의 인식이 편협하다는 주장을 한다”고 비난했다.
두 매체는 기사에 대해 “중국 정부가 민중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민족주의 정서를 부채질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매체들은 “요미우리 총국장은 오랫동안 중국의 발전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느낀다고 했는데, 정의로운 척하지 말라”면서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과정을 다 지켜봤을 텐데, 중국과 미국, 유럽의 방역 조치를 비교할 때 양심적으로 어떤 점수를 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미 2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유럽 일부 국가는 사망자가 1만 명이 넘는다”면서 “미국의 인구는 중국의 4분의 1 수준이고, 유럽 국가들은 후베이성 인구와 비슷한데, 중국의 총 사망자는 3300명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두 매체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는 쪽은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인지, 아니면 중국인지 총국장에게 묻고 싶다”며 “현재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부실 대응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고 여론전을 펼치는데, 요미우리 총국장이 성급하게 미국 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 발병지인) 우한은 초기 대응이 부실했지만, 중국 정부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우한시와 후베이성 관리를 직위 해제하며 적절한 대처를 했다”며 “그러나 서방은 중국의 방역 경험을 경멸하고, 쓰라린 교훈을 고의로 무시했다. 중국은 이들 정부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두 매체는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은 요미우리 총국장이 신경쓸 일이 아니다. 중국인들은 공산당을 지지한다”며 “중국인들은 국가의 방역 조치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우한 사람들도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하는 비극을 보면서 두 달 전과 완전히 다른 인식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미우리 총국장은 미국이란 빅브라더를 의식하며 중국과 일본 사이에 새로운 분열을 조장하려 하지 말고 일본 독자들과 서방에 중국 방역조치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