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아스널 선수단 “임금지급 연기만 OK…단 이적해도 지급해야”

입력 2020-04-13 13:37 수정 2020-04-13 18:4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구단 중 하나인 아스널 선수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임금 지급 연기를 조건부로 받아들일 태세다. 다만 앞서 구단이 제시한 일방적인 임금 삭감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수단과 임금을 두고 대치 중인 다른 EPL 구단들도 협상을 눈여겨보고 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아스널 선수단이 임금 지급 연기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쳤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수단은 대신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다른 구단으로 선수가 이적하더라도 구단이 지급 연기한 임금을 모두 준다고 보장하라는 입장이다. 선수단은 또한 자신들의 일주일치 임금을 구단 직원들 일자리를 100% 보전하는 데 쓰겠다는 구단 제안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앞서 아스널 구단 측은 팀이 내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야 연봉을 깎지 않겠다고 제안한 사실이 보도됐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선수단은 이를 거부할 계획이다. 선수 대부분은 구단이 단지 연봉을 깎을 구실로 이 같은 조건을 내걸은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다만 일주일치 선수단 임금으로 직원들 일자리를 보전하자는 제안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선수단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 구단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강조하며 선수단과의 협상에 임하고 있다. 선수단 측 대표로 수비수 헥토르 베예린이 나서 구단과 소통했다. 구단 측의 제안은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출전에 따라 지급 수준을 다르게 상정했다. 만일 두 대회 진출에 모두 실패하면 임금 삭감 폭은 매우 커진다. 현재 아스널의 리그 순위는 두 대회 출전권 바깥인 9위다.

조시 크랑키 아스널 사외이사는 현 선수단 임금 수준에 대해 “유로파리그 수준 예산에 챔피언스리그 수준 급여”라고 불평한 바 있다. 특히 경기 입장료가 구단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25%에 달할 정도로 크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한다. 이는 이른바 EPL ‘빅6’로 불리는 구단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로 18%로 그 다음 순서인 토트넘 홋스퍼보다도 월등히 높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