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후보 선거사무원, 세월호 6주기 현수막 훼손 논란

입력 2020-04-13 13:31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 선거사무원이 12일 세월호 참사 6주기 현수막을 훼손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현장에 세워져 있던 김진태 후보 선거운동 차 안에선 훼손된 세월호 추모 현수막 23장이 발견됐다. 춘천시민행동 제공

4·15총선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김진태 후보의 선거사무원이 세월호 참사 6주기 현수막을 무더기로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에 따르면 12일 오후 10시40분쯤 강원도 춘천시 운교사거리 인근에서 흰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절단하고 있는 것을 목격해 경찰에 신고했다.

또한 춘천시민행동 관계자는 김 후보 선거운동 차 안에선 훼손된 세월호 현수막 23장을 발견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 김 후보 선거운동 차량이 있는 점을 수상이 여기고 출동한 경찰에게 이러한 정황을 설명해 경찰 입회하에 차량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시민행동은 세월호 참사 6주년을 맞아 12일부터 18일까지 춘천시 중앙로터리부터 강원대 후문 구간에 집회 신고를 내고 세월호 추모 현수막 200여장을 내거는 등 세월호 추모 거리를 조성했다.

춘천시민행동은 세월호 참사 현수막을 훼손한 선거사무원을 절도 및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춘천시민행동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준비한 현수막은 모두 춘천시민들의 자발적인 신청을 통해 제작했으며 문구 하나하나 시민들이 직접 마련해 준 것이었다”며 “김 후보 측은 ‘보기 싫은 현수막 좀 훼손한 것쯤’으로 여길지 모르겠지만, 현수막 훼손은 세월호 유가족과 춘천시민의 애타는 가슴을 갈기갈기 찢은 폭거”라고 주장했다.

현수막을 훼손한 선거사무원은 “현수막 사건은 제 개인의 일탈입니다. 춘천시에서 그동안 불법 옥외광고물로 판단하고 철거했기에 제가 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라며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 오늘 선거사무원을 그만두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는 2015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세월호 선체는 인양하지 맙시다. 괜히 사람만 또 다칩니다. 대신 사고해역을 추념 공원으로 만듭시다.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겁니다”는 글을 올려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