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코로나19 피해 규모에 대한 당초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활약으로 필수 의료장비와 정보를 손에 넣어 비교적 수월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코로나와 싸우는 이스라엘의 공개된 무기; 모사드’라는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달 초 야코프 리츠만 이스라엘 보건부장관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그와 접촉한 고위 관료들이 모두 자가격리됐을 때 그 가운데 모사드 수장인 요시 코헨이 눈에 띄었다. 정부와 관련된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모사드는 평상시 공중 보건 이슈와는 관계가 없다.
모사드 국장이 왜 보건부장관과 같은 방에 있었을까. NYT는 이에 대해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대응에 깊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스라엘의 의료계 및 보안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사드는 의료장비 수급 및 해외 생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많은 국가들이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의료장비 부족을 호소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평소 무기 등을 거래하던 모사드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확보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19일에는 모사드가 확보한 10만개의 코로나19 검사 키트가 전용기를 통해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이어 수십만개의 N95 마스크와 약품, 방호복, 고글이 공급됐고 응급치료 인력까지 모사드를 통해 투입됐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매체는 “당초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피해에 대해선 끔찍한 전망들이 나왔다”면서 “현재 이스라엘의 확진자는 1만1000명, 사망자는 10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타격이 큰 나라들 가운데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이삭 벤 텔아비브대 교수는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앞으로 2주 안에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사드는 지난 2월 의료계로부터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의료장비 목록을 이미 전달받았다.
모사드는 최근 수십년간 중동 지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부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크게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헨 국장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이나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의 통치자나 비밀요원 수장과 만난 것을 보여주는 보고서들도 있다.
모사드의 ‘코로나19 작전’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독일 공장에서 가져오려던 물품들이 현지 정부에 발각되기도 하고, 인도에서 가져오려던 소독제가 세관을 통과하지 못해 공수를 포기한 적도 있었다.
매체는 “그럼에도 모사드는 보이지 않는 적(코로나19)과 싸워야 하는 이례적인 전투에서 나라를 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확실히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