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사방 관전자’ 30여명 특정… ‘부따’ 신상공개도 검토

입력 2020-04-13 12:31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조주빈(25·구속)씨에게 ‘입장료’를 내고 성착취물을 구매하거나 공유한 유료회원 30여명을 특정해 수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말 수사 대상자가 10여명이라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경찰이 특정한 유료회원 수는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박사방 유료회원 수사와 관련해 30여명을 입건했으며, 신원이 특정되는 대로 계속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연령대는 주로 20~30대이며, 십대 청소년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조씨에게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입장료’를 가상화폐 등으로 지불했다고 한다.

또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유료회원 중 일부는 돈만 내고 실제 조씨가 운영하는 고액 단체대화방에는 입장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성착취물을 내려받거나 유포해야 하는 ‘무료방’을 거쳐야 하는 박사방 사건의 특성상 이들도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씨의 공범 강모씨가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또 조씨가 박사방의 ‘공동운영자’로 지목한 닉네임 ‘부따’ 강모(19)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검토 중이다.

강씨는 2001년생이며,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현재는 만 18세 미성년자다. 하지만 ‘청소년보호법’는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는 단서가 있어 신상정보가 공개 대상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 검토를 꼼꼼히 했는데 (강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범죄가 비교적 명확히 소명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르면 이번주 신상공개 심의원회를 열고 강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