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이웃집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불을 끈 소방관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대구북부소방서 이해광 소방위와 동부소방서 신용진 소방장이 주인공들이다. 지난 11일 이 소방위는 막 잠자리에 든 밤 11시38분쯤 아파트 비상방송에 눈이 번쩍 떠졌다. 화재 발생을 알리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20층에 거주하던 그는 타는 냄새를 쫓아 뒤쪽 베란다로 향했고 아래쪽을 바라보니 17층에서 연기와 불꽃이 보였다. 그는 바로 내려갔다.
마침 불이 난 17층 옆집에도 신 소방장이 살고 있었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문을 두드려 입주자(노부부)를 대피시키고 옥내소화전으로 내부 화점을 찾아 5분 만에 화재를 진화했다. 두 소방관의 안전장비는 물에 적신 수건 한 장 뿐이었지만 마치 같은 팀원처럼 호흡이 맞았다. 이들은 추가 인명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두 소방관은 “서로를 믿고 본능적으로 움직였을 뿐이고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다”며 “소화기나 옥내소화전 등 소방시설 사용법을 평소에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