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 서대문구에서 특정 국회의원 후보의 선거벽보가 훼손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와 신지예(30) 서울 서대문갑 무소속 국회의원 후보 측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50분쯤 북아현동 주택가에 붙어있던 신 후보 측 선거벽보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에 의해 눈 부분이 불에 그을린 채로 발견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벽보를 회수하고, 인근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분석하는 등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특정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신 후보는 13일 오전 아현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신 후보는 “2018년 (서울시장에) 출마했을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30건 가까이 되는 포스터·현수막 훼손 사건이 잇따랐다”며 “(포스터의) 여성 후보자 얼굴을 훼손한 사건은 그 자체로 길을 지나다니는 많은 여성을 불안하게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는 여성 정치인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후보는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서울 곳곳에서 신 후보 측 선거벽보·현수막이 연일 훼손됐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