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폭탄’ 허위신고한 10대 구속, 이유 묻자 “그냥”

입력 2020-04-13 10:22
국민일보DB

전북 전주한옥마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신고를 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철없는 고등학생의 장난 전화 한 통에 경찰과 군 등 70여명의 인력이 몇시간을 수색으로 허비했다.

13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A군(16)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전날 구속됐다. 올해 6차례의 허위신고를 한 A군은 모든 범행을 인정했다.

A군은 범행 동기를 묻는 수사관의 질문에 “그냥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허위신고를 반복한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계속해서 동기를 캐물었으나 A군은 별다른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답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11분쯤 “한옥마을의 한 상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신고를 했다. 경찰이 구체적인 설치 장소가 어딘지 묻자 A군은 “직접 알아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례적인 폭발물 신고에 경찰 특공대와 군 폭발물처리반(EOD) 등 70여명의 인력이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3시간 넘게 한옥마을 상점들을 샅샅이 수색했으나 폭발물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A군은 7시간 만에 또 다른 허위신고를 했고 경찰은 추적 끝에 전주의 한 쇼핑몰에서 범행 11일 만에 A군을 체포했다. A군은 유심칩을 제거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목소리를 성인 남성 등으로 변조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A군은 이번 허위신고 이외에도 성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돼 또 다른 경찰서에서도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아무런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여죄 등 추가 조사를 마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