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망자, 한국 100배” 비판에 “한국처럼 대구 차단 못해”

입력 2020-04-13 09:08 수정 2020-04-13 12:57
CNN 앵커 “한국과 비슷한 시기 확진자 나와”
“사망자는 왜 한국 100배, 확진자 수는 50배인가”
파우치 “한국과 크기·사회적 성격 등 달라”
“사회적 거리두기 빨랐다면 많은 생명 구했을 것”
그러나 “당시 미국에서 셧다운에 많은 반발” 설명

미국 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일요일 프로그램인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서 그래픽으로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비교한 표를 방영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3만명 이상이고 한국의 확진자 수는 1만 400명 이상이며, 미국의 사망자 수는 2만 600명 이상이고, 한국은 210명 이상이라는 내용이었다. CNN방송 캡처

미국 CNN방송이 한국 정부를 모델로 들면서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소극적이고, 때를 놓친 대응을 비판했다.

CNN의 앵커 제이크 태퍼는 12일(현지시간) 자신이 진행하는 일요일 프로그램인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서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앤소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태퍼는 파우치 소장에게 “한국과 미국의 첫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월 말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의 확진자 수는 한국보다 50배 많고, 사망자 수는 거의 100배 이상 많다”고 강조했다.

태퍼가 발언할 때, CNN은 그래픽으로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비교한 표를 내보냈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3만명 이상이고 한국의 확진자 수는 1만 400명 이상이며, 미국의 사망자 수는 2만 600명 이상이고, 한국은 210명 이상이라는 내용이었다.

태퍼는 특히 “미국은 세계 인구의 4.25%를 구성하고 있지만,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망자 비율은 거의 20%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태퍼는 파우치 소장에게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이 매우 늦었던 것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파우치 소장은 “원인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크기와 (사회의) 이질적인 성격 등을 감안할 때 한국과 비교하는 것은 조금 공정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한국은 대구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됐을 때 한국은 즉시, 완벽하게 대구를 차단(shutting it off)하는 조치를 취할 능력을 갖췄지만 이 나라에서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과 정치·사회 상황이 다른 미국에서는 한국이 대구에 대해 취한 조치를 내리기가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만약 조금 이르게 조치를 취했다면 보다 좋은 결과를 낳았겠지만 (대응이 늦었다는) 한 가지로 이유로 지금 미국 상황을 설명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태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월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자는 보건당국자들의 건의를 묵살하다가 한 달 뒤인 3월 16일에야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를 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와 관련해 파우치 소장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순수하게 보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통령에게) 제안을 한다”면서 “우리 (보건당국자들)의 제안은 자주 수용되지만 때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면서도 사실 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또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 금지 등이 3월 중순이 아닌 2월에 시행됐더라면 사람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논리적으로는 맞겠지만, 그 때로 돌아가 무슨 결과가 나올 수 있었는지 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도 “만약 진행 중인 프로세스가 있었고 더 일찍 (조치)를 시작했다면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명백히 아무도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은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복잡하다”면서 “당시 셧다운(폐쇄 조치)에 대한 많은 반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