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따르면 보노는 최근 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 아일랜드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통찰력과 지식, 무엇보다 가용한 장비를 나눠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생산되거나 재고가 있는 개인보호장비 또는 여타 의료장비, 진단키트 등이 있다면 제가 직접 구입해 아일랜드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보노는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문 대통령의 팬”이라며 “위기 상황에서의 한국의 경험과 리더십을 감안, 최선의 방법에 대한 대통령의 고견을 매우 소중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한국 정부의 종합적 판단에 따르겠다는 취지다.
보노는 또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한국의 선도적인 역할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매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보여주고 있는, 생명을 구하는 리더십에 전 세계가 감사하면서, 또 감명을 받으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보노에게 보낸 답장에서 “요청한 의료장비 구입 건에 대해서는 우리 관계 당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극복한 국민들의 저력을 바탕으로 아일랜드가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보노는 유명 가수이면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인도주의 활동가이기도 하다. U2는 지난해 12월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내한 공연을 했다. 당시 보노는 청와대를 찾아 문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