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프로야구 개막 임박… 자신감 얻은 대만 치어리더 동원

입력 2020-04-12 15:33 수정 2020-04-12 15:56
대만 프로야구 관련 웹사이트 CPBL 스태츠닷컴 캡처

대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닫힌 야구장의 문을 가장 먼저 열고 2020시즌 정규리그를 시작한다. 비록 관중을 유치하지 않지만 ‘4월 개막’을 자축하려는 듯 치어리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대만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중화직업봉구대연맹(CPBL)은 12일 오후 6시5분(한국시간) 타오위안 경기장으로 편성한 라쿠텐 몽키스와 푸방 가디언스, 같은 시간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중신 브라더스와 퉁이 라이온즈의 경기를 각각 홈페이지 일정표에 표시하고 있다. 대만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당초 지난 11일 오후 6시5분 타오위안 경기장에서 중산과 라쿠텐의 개막전으로 출발할 계획이었지만, 소나기로 인해 하루가 순연됐다.

대만 중앙기상국 일기예보를 보면 오후 3시 현재 타이베이를 포함한 북부 일부 도시에서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 타이베이 남서부에 있는 타오위안도 마찬가지다. 타오위안의 남쪽에 있는 타이중의 경우 비가 그치고 구름만 낀 정도의 날씨를 나타내고 있다. 타이중의 강우량이 늘어나지 않는 한, 대만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이날 시작된다. 세계 4대 프로야구의 첫 번째 개막 축포가 임박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뛰고 CPBL로 옮긴 두 외국인 투수는 개막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출신인 우완 헨리 소사(도미니카공화국)는 푸방에서, KT 위즈 좌완 투수였던 라이언 피어밴드(미국)는 퉁이에서 각각 선발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대만은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가다. 대만 정부는 지난 1월에 코로나19를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고강도 방역 정책을 펼쳐 왔다. 중국발 입국자를 차단하고, 검역 의무를 위반한 국민에게 최고 3만3000달러(약 4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그 결과로 확진자 수가 400명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코로나19의 유행을 최소화했다. 한국, 미국, 일본보다 빠르게 프로야구 정규리그를 빠르게 시작하게 된 까닭은 여기에 있다. 대만 프로야구는 한국처럼 선수, 구단 및 연맹 관계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CPBL은 당초 150명의 입장을 허용하는 선에서 관중석을 개방할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1일 대만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무관중 개막을 택했다. 각 구단은 무관중의 적막을 깨고 분위기를 띄울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라쿠텐의 경우 북을 치도록 프로그래밍한 로봇과 유니폼을 입힌 마네킹 관중을 설치할 계획이다. 치어리더 공연도 예정돼 있다. 치어리더는 소속 구단에 의해 건강 관리가 이뤄지는 만큼 불특정 다수인 관객보다 감염병을 전파할 위험이 낮다.

한국 프로야구의 경우 5월 초 정규리그 개막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주간 10개 구단 단장급 논의체인 실행위원회에서 이뤄진 모의실험과 회의 결과를 오는 14일 이사회에서 검토한다. 이사회는 정운찬 총재와 10개 구단 사장으로 구성된 의결기구다. 이사회가 새로운 개막일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실행위는 5월 초 무관중으로 정규리그를 시작, 기존에 편성된 팀당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단 내 자체 청백전으로 이뤄진 연습경기를 오는 21일부터 구단 간 교류전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정규리그는 개막 이후 코로나19 증가세에 따라 중단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