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노리는 토론토 사장 “류현진으로 투타 균형”

입력 2020-04-12 11:39 수정 2020-04-12 12:18
류현진이 지난해 12월 2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입단식을 마치고 자신의 등번호 99번을 새긴 유니폼을 로스 앳킨스 단장으로부터 전달받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마크 샤피로(53) 사장이 “류현진을 통해 투타의 균형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샤피로 사장은 큰 경기에 강한 류현진의 경험과 담력을 높이 평가했다.

샤피로 사장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구단의 상황을 고려해 영입했다. 투수보다 타자 쪽에 주목받는 선수가 많은 팀 전력에 균형이 필요했다”며 “팀에 가장 필요한 요소를 류현진으로 채웠다”고 답했다.

토론토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캐번 비지오처럼 지난 시즌 성장세를 나타낸 타자 유망주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로 타선을 강화하면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같은 강팀과 함께 편성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 토론토의 구상이다.

마운드는 타석과 비교하면 다소 빈약하다. 최고 시속 104마일(167㎞)을 찍는 강속구 투수 네이트 피어슨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유망주가 없다. 그렇게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10승을 채운 투수도 없이 67승 95패 승률 0.414를 기록하고 4위로 완주했다. 토론토가 올 시즌 앞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투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여기에 있다.

샤피로 사장은 “토론토가 그동안 투수 FA 시장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큰 경기를 주도할 정상급 투수를 영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류현진과 (입단을) 합의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통틀어 1위에 올랐고, 사이영상 투표에서 아시아 국적 사상 처음으로 1위표 1장을 받았다. 토론토는 이런 류현진과 4년간 8000만 달러(약 970억원)에 계약했다. 연평균 2000만 달러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사상 최고액이다. 토론토 투수 사상 최고 대우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일부 언론은 류현진에 대한 토론토의 과감한 투자를 놓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달 류현진에 대해 “훌륭한 투수지만 내구성이 좋거나 예측이 가능한 선수는 아니다. 팀 내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 의지할 수 있는 선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샤피로 사장의 이날 발언은 류현진에 대한 토론토의 신뢰를 재확인하고, 거액의 투자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일축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발이 묶인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