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이 미세먼지와 전쟁을 선포했다. 터널 내 쇳가루와 먼지를 제거하는 미세먼지 제거열차를 추가 도입하고 전동차에는 공기질개선장치와 에어커튼(외부공기 차단장치)을, 지하철역에는 고성능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
서울교통공사는 터널, 전동차, 지하철역 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2020 미세먼지관리 종합계획’을 12일 발표했다. 2022년까지 총 7958억원을 들여 지하철 미세먼지(PM10) 농도를 최대 50%,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최대 45% 저감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승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전동차 내 공기정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전동차 객실마다 공기질개선장치를 탑재한다. 지난해 140칸에 이어 올해 1076칸, 내년 344칸에 설치할 예정이다. 교체를 앞둔 노후 전동차 1914칸에 대해선 신형 전동차 제작 시 공기질개선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 바깥 공기가 전동차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전동차 출입문마다 에어커튼을 설치한다. 문 안쪽 양쪽에서 바람을 내뿜어 터널이나 지하철역 미세먼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원리다. 올해 전동차 10칸에 에어커튼을 시범 설치한 뒤 효과를 분석해 2022년까지 1020칸으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지하철 미세먼지 진원지인 터널 내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담겼다.
터널 내부를 돌아다니며 쇳가루와 먼지를 흡입하는 미세먼지 제거열차 총 4대가 새로 도입된다. 해당 열차들은 기존 미세먼지 제거열차와 달리 대용량 배터리로 구동돼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다.
아울러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디젤형 작업차량를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친환경 작업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올해 11대, 2022년까지 총 35대를 교체하는 게 목표다.
또한 공기 중 미세먼지를 끌어들여 제거하는 양방향 전기집진기를 주요 환기구에 설치한다. 지난해 90억원을 들여 강남역, 혜화역 환기구 등 19곳에 시범 설치했고, 2022년까지 총 192곳에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또 터널 내 물분무 설비와 미세먼지 배출 없이 마모된 철도를 수리하는 레일 밀링차를 확충한다.
한편 지하철역에는 초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는 헤파필터가 장착된 고성능 공기청정기를 설치한다. 254개 지하철역당 16대가 설치된다. 지난해 계약물량 2040대가 127개 역에 설치되고 있으며, 올해 나머지 역에 2024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지하철역 100곳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해 실시간 미세먼지 현황 파악 정확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