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멜로’ 여운 남기고 퇴장… 유종의 미 거둔 ‘하이에나’

입력 2020-04-12 09:29

열심히 일하고, 싸우고, 사랑한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1일 방송된 ‘하이에나’ 최종회는 수도권 기준 12.4%(1부), 16.5%(2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8.3%로 집계되며 자체 최고 기록을 넘겼다.

최종회에서 정금자(김혜수)와 윤희재(주지훈)는 법조계 악의 카르텔 정점에 서 있던 송&김 송필중(이경영) 대표의 실체를 밝혀냈다. 서정화(이주연)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 송필중이란 것이 알려지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변호사 협회에서 내렸던 정금자와 윤희재의 징계도 철회됐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걸어갈 두 변호사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김혜수는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잡초 같은 변호사 정금자로 변신했다.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김혜수는 “모든 캐릭터가 그렇지만 정금자는 특별히 인상적이라 많은 애착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전 스태프와 모든 연기자 팀 전체의 호흡이 좋았고 분위기가 항상 좋았던 현장이다. 마지막이라는 게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주지훈은 엘리트의 길만 걸어온 온실 속 화초 같은 변호사 윤희재로 시청자를 만났다. 특히 그가 살던 세상을 조금식 깨며 밖으로 나온 윤희재가 각성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정금자를 향해 직진하는 순정 연하남의 모습은 ‘키링남’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어냈다. 그는 윤희재 캐릭터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온몸으로 느껴질 만큼 좋아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배우로서 보람된 순간이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하이에나’는 역대급 캐릭터 맛집으로 불렸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칼을 맨손으로 잡고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 강하고 강렬한 변호사 정금자와 온실 속 화초 윤희재는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함께 호흡한 H팀 변호사들 한 명, 한 명이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하며 캐릭터 맛집을 완성했다.

배우의 연기력이 한 몫했다. 김혜수는 강렬한 변호사 정금자로 분해 드라마를 이끌었다. 유쾌함과 카리스마의 변주를 노련하게 그려낸 김혜수의 표현력은 시청자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주지훈은 순정 연하남 윤희재를 쫄깃하게 그려내며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진정성이 가미된 그의 멜로 연기는 매회 명장면, 명대사를 만들었다.

정금자와 윤희재, 두 하이에나 변호사의 관계도 특별했다. 연인으로 시작해 으르렁거리는 원수에서 서로 완벽하게 믿고 의지하는 파트너로 변화했다. 다른 세상에 살다가 그 차이를 점점 좁혀간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열고 스며들어간 과정은 시청자를 설득하기에 충분했다.

스타 PD와 신인 작가가 만났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김루리 작가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 작가는 각각의 에피소드를 긴밀하게 연결하면서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가며 저력을 보여줬다. 4년 만에 한국 드라마로 컴백한 장태유 감독은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극본 속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그려냈다. 독창적인 카메라 기법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했고,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편집의 완급 조절은 시청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