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지 두르고 일한다” 호소한 英 간호사들 결국 ‘확진’

입력 2020-04-12 08:51

의료 방호복 부족으로 쓰레기 봉지를 몸에 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던 영국 간호사 3명이 결국 2차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노스윅 파크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던 3명의 간호사는 최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공개된 사진 한 장으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당시 이들은 정부 당국에 마스크와 방호복, 장갑 등 개인의료장비 지원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영국 내 코로나 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방호복 대신 쓰레기 봉지를, 의료용 고글 대신 스키 고글을 착용한 사진을 공유했었다.

이 사진은 세계 언론에 소개되면서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후 의료진들이 사비로 개인보호장비를 사들이고 있으며, 그마저도 공급이 부족해 쓰레기 봉지를 온몸에 감고 있다는 폭로가 곳곳에서 등장했다.

간호사들은 “사진 속 우리는 용감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사실 속으로는 모두 두려워하고 있다”며 “많은 간호사는 자신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매개체가 될까봐 가족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