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최근 당내에서 ‘n번방 사건’ 관련해 여권인사가 연관되어 있다고 폭로를 예고했다가 무위로 돌아간 일에 대해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제기로 총선 판도에 도움보다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 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 선거사무소에서 황교안 당 대표와 만나 “당 지도부에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 달라’고 지시하라”고 요청했다. 최근 당내에서 n번방 사건 관련해 여권 인사가 연루됐다며 이를 폭로할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가 결국 무위로 돌아간 것을 지칭하는 발언이다.
앞서 이진복 통합당 총괄선대본부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권 인사 연루설에 대해 “저도 그런 제보를 구체적으로 들었다. 지금 확인 중인 단계”라며 “주말쯤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2일에도 “저쪽에서 터질 게 있다. 우리가 희망적이라고 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운을 띄운 바 있다. 그러나 당일 오후 정원석 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체크한 것은 없다”며 명단 공개 등은 없을 것이라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에게 이 본부장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n번방 사태 같은 확인도 없는 것을 자꾸 이야기하면 혼란스러움만 일으키고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는 짓”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본부장에게) 가급적 입을 닫고 있으라고 하라“며 “다른 일을 못 하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음으로써 선거에 도움이 되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황 대표는 즉답하지 않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