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50만 명을 육박했다. 다만 가파르게 늘던 확진자의 증가율이 주춤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섣불리 억제 조치를 완화할 경우 2차 유행이 닥칠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이날 오후 7시 1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9만6535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는 1만8586명으로 지금까지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이탈리아(1만8849명)를 턱밑까지 따라온 상황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일 3만33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일 2만8200명, 5일 2만9600명, 6일 2만9600명, 7일 3만2800명, 8일 3만2400명 등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감소한 건 아니지만 가파른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는 셈이다.
미 백악관은 워싱턴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의 예측 모델 분석을 인용해 일부 주의 하루 신규 사망자 수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됐다. 이 모델에 따르면 뉴욕주는 9일, 뉴저지주는 8일 각각 정점을 찍었다. 또 캘리포니아주는 오는 15일, 펜실베이니아주는 17일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아직 미국이 정점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환자 상승 곡선이 완만해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중환자실(ICU) 입원 환자가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쿠오모 주지사는 전반적으로 뉴욕의 코로나19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다면서 이 곡선의 궤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사람들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제를 너무 일찍 재가동할 경우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사업체·점포를 재개하는 일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과정이 될 것이며 코로나19 검사가 재가동 결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주는 다음 주에 사업체·점포의 재개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우리는 생계를 보호하면서 생명을 보장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우리는 둘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버몬트주는 5월 15일까지 비상사태 선포 및 이와 관련된 명령들을 20일까지 연장했고, 미시간주도 자택 대피 명령을 4월 말까지로 늘려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확진자가 오히려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가장 많은 2151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선 1751명이 새로 코로나19 환자로 판정되며 누적 감염자가 1만9979명이 됐고, 루이지애나주에선 970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누적 환자가 1만9253명으로 늘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