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5일부터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던 쿠웨이트가 한국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대건설 등 쿠웨이트에 진출한 25개 기업이 요청하고 우리 정부가 쿠웨이트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조한 결과 쿠웨이트가 한국에 대해서만 처음으로 ‘예외적 입국’ 허용이 이뤄졌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에 발이 묶인 교민 225명이 11일 오전 4시45분 쿠웨이트 항공 특별전세기편으로 입국한다. 또 같은 날 오전 7시45분에 현대건설을 비롯한 25개 한국 기업의 관계자 106명이 쿠웨이트로 출발한다. 항공기 운항비용은 항공편을 이용하는 교민과 기업 측에서 부담한다.
쿠웨이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지난달 15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국경을 봉쇄했다. 현재 쿠웨이트엔 알주르 LNG터미널 사업과 정유공장 신설 사업,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다. 25개 기업 관계자들은 수주한 수조원 규모의 프로젝트 때문에 시급하게 쿠웨이트에 입국해야 했다.
한국 기업인은 출국 직전이나 현지 도착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며 모두 음성이 나와야 출‧입국이 가능하다. 이후 기업이 현지에 마련한 자체 시설에 14일간 격리된다. 이 기간 비대면 방식으로 사업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일각에서 한국인 입국을 금지했던 쿠웨이트가 마음을 돌려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가한 이유는 진단키트 수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쿠웨이트는 특별기의 예외적 입국을 허용해주면서 이 특별기를 통해 진단키트 40만 회 분량을 수입해가겠다고 밝혔다. 시기가 맞지 않아 이번 특별기에 진단키트를 싣고 가진 못하지만 다른 항공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엔 ‘진단키트’ 등 한국산 의료물품 수송차 한국으로 오는 모로코 정부 특별기를 타고 우리 국민 105명이 귀국하기도 했다. 당시 모로코 정부는 코로나19 의료물품 운송을 위해 화물기 투입을 검토했다가 우리 정부가 한국인 귀국 지원을 요청하자 정부 특별항공편을 투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쿠웨이트 입국을 위해 한 달 반 고립 상태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기하던 국민도 한국을 거쳐 이번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쿠웨이트가 전면 입국 금지를 취한 상황에 예외를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